표창원 불출마 선언한 이유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4일 차기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가운데 자신의 불출마 선언이 충동적인 것이 아님을 강조 했습니다. 표창원 의원은 "지난 지방선거 당시 이재명 경기지사에 대한 찬반 논쟁이 일 때 공정성에 대해 문제 제기를 들으면서부터 '정치를 계속 할 수 있겠느냐'는 마음 속 갈등이 심했다"고 밝혔습니다.
표창원 의원은 “오래 전부터 가족들과 정치를 계속할지에 대해 상의해 왔고 지난 국정감사 기간 중 마음을 굳혔다. 제가 할 역할은 다 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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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창원 의원은 "저는 정치적인 사람도 아니었고 정치를 하려던 사람도 아니었다. 다만 여러 사안에서 한 쪽 편 들기를 강요받으면서 제 자신이 정치와 맞지 않다고 느꼈다"고 말했습니다. 최근 조국 전 법무부장관 일가족 관련 수사를 둘러싸고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과정에도 내적 갈등을 느꼈다고 표창원 의원은 설명했습니다.
표창원 의원은 "야당 의원들의 무례한 막말과 후안무치한 공격들에 맞받아치고 그 분들이 과거 했던 문제도 제기하는 제 자신을 보면서 제가 가진 균형감각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 저도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정치인이 되는 것 같다는 자괴감도 느끼게 돼 너무 힘들었다"고 털어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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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창원 의원은 또 정치 현실에 대해서도 “지난 4년동안 정치인들이 국회가 다 자기 것이라는 사적 소유를 느끼는 것 같다고 느꼈다. 그렇다보니 위기감도 없고 국민들이 욕하고 해도 흔들리지도 않고 국민들에 무엇이 필요한지 시민들 이야기를 들으려 하지 않는 것 같았다"고 개탄했습니다. 표창원 의원은 "특정 지역을 공천 받아 당선되는 구도인 데다 당내 권력을 그런 세력들이 가지면서 자기 것이라는 인식이 생기게 된 것 아니겠느냐. 저도 재선을 하고 당내 권력 구조 등에 익숙해지고 나면 신선함도 상실되고 초심도 민생을 챙길 고민도 갈등도 없어진 상태로 바뀔 것 같은 두려움이 들었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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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창원 의원은 "국회가 지금의 구도를 깨고 충격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제가 던진 것이 작은 파장밖에 안 되겠지만 충격적인 사퇴를 해서라도 '최악의 국회'를 고발하고 관심을 환기하고 싶었다"고 설명했습니다.
표창원 의원은 앞서 지난 15일 불출마 선언을 먼저 한 같은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이철희 민주당 의원에 대해서도 언급했는데 “이철희 의원이 불출마 선언을 했을 때에도 법사위에서 만나 '같은 심정'이라고 말했다. 당시 자세히는 말 못했지만 저도 주변에 '도저히 못 견디겠다"는 신호를 드리기는 했었다"고 털어놨습니다.
표창원 의원은 20대 국회에서 억울함이 있는 피해자들을 구제하거나 그런 사고의 재발을 막을 수 있도록 하는 입법·의정 활동을 해 오는 등 여러가지 성과를 보여왔습니다. 지난 17일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는 일명 '햄버거병'이라고 불리는 용혈성 요독 증후군(HUS) 사고의 재수사를 촉구하기도 했다. 대검은 이후 해당 사고와 관련 허위 진술 교사 혐의가 있다는 맥도날드에 대해 재수사에 착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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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창원 의원은 국회 등원 초기에는 일명 '해인이법'이라고 불리는 어린이안전기본법을 발의하기도 했습니다. 유치원 차량 탑승 과정에서 사망한 사고 피해자 아동의 이름을 딴 법안이었는데 이어 영화 '7번방의 선물'의 주인공 정원섭씨의 재심 배상을 위한 국가배상법개정안, 고(故) 김범석 소방관의 순직을 계기로 발의된 소방공무원등공상추정법 등의 입법도 추진했습니다.
표창원 의원은 이같은 입법이 국회에서 현안 중심의 정쟁이 이어지면서 뒷전으로 밀렸다며 20대 국회를 비판했습니다. 표창원 의원은 "지금 국회는 사상 최악의 국회"라며 "법안 처리율이 30%를 밑도는데 누군가는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했고 저 역시 이 사태를 막지 못한 최악의 국회의 일원이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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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창원 의원은 "많은 지지자들이 그래도 버티고 출마하고 총선에서 이기는 것이 제 역할이라고 말해줬지만 그것만이 제역할이라는 생각이 안 든다. 불출마 결심을 번복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다만 표창원 의원은 "재선 욕심에서 더 자유로운 만큼 임기 끝날 때까지 더 마지막 불꽃을 태우겠다"며 못다 처리한 발의 법안들이 처리되도록 노력하겠다고 했습니다.
표창원 의원은 내년 4월 이후 행보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계획은 없지만 정치하기 전 모습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표창원 의원은 "프로파일러 신분으로 되돌아가 운영하던 개인 연구소(표창원범죄과학연구소)를 다시 열고 제가 할 수 있는 것을 자유롭게 하겠다. 어떤 기회가 주어질지는 그 때 가서 봐야 할 것 같다. 미래에 맡길 생각"이라고 밝혔습니다.